노인성 치매[senile dementia]

정의

노인성 치매란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65세 이후 다양한 원인에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즉, 노인성 치매란 65세 이후 노년기에 발병한 치매를 총칭한다. 반면에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는 초로기 치매(pre-senile dementia)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노인성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으나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분명한 뇌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에서 5~10%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약 8.2~10.8%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치매 유병률은 연령 증가에 따라 함께 증가하여 65세 기준으로 나이가 5세 많아질 때마다 2배씩 증가하여 65~69세의 연령층에서 약 2~3% 정도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70~74세에서 4~6%, 75~80세에서 약 8~12%, 80세 이상에서는 20%가 넘는 노인들이 치매에 걸리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약 44만 명의 노인성 치매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2020년에는 환자 수가 약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증상

노인성 치매의 증상은 크게 인지기능 저하 증상, 정신행동 증상, 신경학적 증상 및 신체적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인지기능 저하 증상에는 기억력 감퇴, 언어 능력 저하, 시공간파악능력 저하, 판단력 및 일상생활 수행 능력의 저하 등이 포함된다. 정신행동 증상에는 성격변화, 무감동, 우울, 불안, 망상, 환각, 배회, 공격성, 자극 과민성, 이상 행동, 식이 변화, 수면 장애 등의 성격이나 정서 혹은 행동 문제들이 포함된다. 신경학적 증상으로 편측운동마비, 편측감각저하, 시야장애, 안면 마비, 발음 이상, 삼키기 곤란, 보행장애, 사지 경직 등이 있으며, 대소변 실금, 낙상, 욕창, 폐렴, 요도감염, 패혈증 등의 신체적 증상이 합병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성 치매는 원인 질환의 종류에 따라 동반되는 증상의 종류나 출현 시기, 경과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초기에 주로 최근 기억 감퇴가 나타나고 점진적으로 진행하면서 다른 기억력 외 다른 인지기능 저하 증상 및 정신행동 증상이 빈번해지며, 말기에 이르면 사지경직, 보행장애, 실금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나 신체적 증상이 출현하는 비교적 일정한 진행 패턴을 보인다. 이에 비해, 혈관성 치매는 원인이 되는 뇌혈관 질환 위치나 침범 정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의 종류나 정도, 출현 시기 등이 매우 다양할 수 있으며, 보행 장애나 운동 마비, 발음 이상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비교적 치매 초기 단계에서부터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다른 뇌 병리에 의해 발생하는 루이체 치매의 경우 환자가 자세히 묘사할 수 있을 정도의 생생한 환시, 인지기능의 악화와 호전 반복,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기능의 저하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그 외에도 혼돈이나 실신 증상의 반복, 수면 도중에 꿈 내용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 렘수면 행동장애 등이 자주 동반된다.

전측두엽 퇴행은 40~50대 중년기에 주로 발병하지만, 노인성 치매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병에서는 초기부터 주변에 무관심해지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전과 달리 부적절하거나 기이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기억력은 별로 나빠지지 않았는데 “사람 성격이 너무 변했다.”고 느끼게 된다. 또한 초기부터 언어장애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데 말 수가 줄거나 말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전측두엽 퇴행은 어떤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전측두엽 치매, 진행성 비유창성 실어증, 의미 치매 등 세 가지 증후군으로 구분된다. 즉, 성격이나 행동변화가 주된 임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전측두엽 치매’, 언어 표현 장애가 두드러질 경우 ‘진행성 비유창성 실어증’, 언어나 물건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는 증상이 심한 경우를 ‘의미 치매’라고 부른다.

원인

노인성 치매는 단일 질환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고 여러 가지 원인 질환에 의해 노년기에 발병하는 치매를 총칭하는 것이다. 노년기에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들은 매우 다양한데, 이들 중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며, 상대적으로 빈도는 낮으나 루이체 치매, 전측두엽 퇴행, 파킨슨병 등의 다른 퇴행성 뇌질환들과 정상압 뇌수두증, 두부 외상, 뇌종양, 대사성 질환, 결핍성질환, 중독성 질환, 감염성 질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20세기 전반기까지 노인성 치매는 상당 부분 뇌혈관 질환에 의한 혈관성 치매로 생각되기도 했다. 이 당시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성 치매보다는 노년기 이전에 발생하는 드문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관련 치매 연구가 발전하면서 현재는 알츠하이머병이 노인성 치매 원인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혈관성 치매는 20~30% 정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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